우리나라에는 도로 교통망의 발달과 함께 터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에서 수많은 크고 작은 터널을 지나야 하며, 이 중 상당수는 길이가 수백 미터에서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장거리 터널입니다. 하지만 터널은 폐쇄적인 구조, 인공 조명, 제한된 시야, 공기 순환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일반 도로보다 사고 발생률이 높고, 사고 발생 시 대형 화재나 연쇄 추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터널에 진입하기 전부터 나올 때까지 반드시 준수해야 할 안전수칙과 예방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터널 통과 시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과 함께, 실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한 예방 및 대처법까지 상세히 안내드립니다.
1. 터널 진입 전 준비 – 감속, 라이트 점등, 창문 닫기
터널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진입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터널 진입 직전까지 일반 도로 주행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터널은 특수한 환경을 갖춘 공간이므로 반드시 별도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속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시야 확보가 어렵고, 터널 내부의 조명과 외부 밝기의 차이로 인해 순간적인 시력 적응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밝은 낮 시간에 터널로 진입할 때는 눈이 어두운 환경에 익숙해지기까지 3~5초가 소요되므로, 이 시간 동안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큽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속 10~20km 정도 감속한 후 진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조등 점등**입니다. 터널 입구에는 대부분 '전조등 켜세요'라는 표지판이 있으며, 이는 단순히 자신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차량의 존재를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중형 및 대형 터널에서는 정체 시 앞차와의 거리나 위치 파악이 어려워 전조등이 꺼져 있으면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하향등을 켜야 하며, 상향등은 다른 차량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창문을 닫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터널 내부는 외부에 비해 공기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매연, 배기가스, 먼지 등이 떠다니는 경우가 많아 창문을 열고 주행하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창문을 닫은 후에는 **공기순환 모드를 ‘내부 순환’으로 설정**하고, 필요 시 에어컨을 켜서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진입 전 **라디오 볼륨을 줄이고, 스마트폰 사용을 중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터널 내부에서는 전파 수신이 불안정해 라디오나 휴대폰 통신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 주행 중 이를 조작하려다 주의력이 분산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입 전 미리 모든 조작을 마쳐야 안전 운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터널 내부 운전 – 속도 유지, 차간거리 확보, 차로 변경 금지
터널 내부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속 주행**과 **차간거리 유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폐쇄된 공간의 특성상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응할 시간이 짧고, 차량 간 간격이 좁으면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긴 터널일수록 운전자의 집중력이 저하되기 쉽기 때문에, 내부 주행 중에는 평소보다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속도는 **제한속도 이하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터널은 시속 60~80km로 제한되어 있으며,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구간도 많아 속도 위반 시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한 속도 준수는 터널 내부에서 가장 안전한 주행법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행동 중 하나는 **차로 변경**입니다. 터널 내부에서 차선을 바꾸면 뒷차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반응이 늦어질 수 있으며, 내부 조명으로 인해 방향지시등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터널 내에서 차선을 변경할 경우 미끄러운 노면, 커브구간, 시야 제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터널 내부에서는 절대적으로 차로 변경을 자제하고, 진입 전 원하는 차로로 이동한 뒤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차간거리 유지** 역시 필수입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안전하게 정차하거나 회피할 수 있도록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확보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최소 40~50m 이상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터널 내부에서는 브레이크등이 평소보다 잘 보이지 않거나 반사판 때문에 왜곡되어 보일 수 있으므로, 거리 확보는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 비상등 조작 위치를 숙지**하고, 급정거나 돌발 상황 발생 시 곧바로 점등할 수 있도록 손이 닿는 곳에 손을 위치시키는 것도 중요한 습관입니다. 주기적으로 사이드 미러와 룸미러를 통해 주변 차량 위치를 파악하고, 스스로의 위치를 점검하는 것도 터널 내 안정 주행에 도움이 됩니다.
3. 터널 내 돌발상황과 사고 시 대처법 – 생명을 지키는 행동 요령
터널 내부에서는 외부 구조와 달리 **사고 발생 시 대피나 구조가 어렵고, 연기나 화재 발생 시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드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요령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침착한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터널 내 사고 발생 시에는 **비상등을 켜고 가능한 한 우측 갓길로 차량을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후 반드시 **시동을 끄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한 후 비상 탈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터널에는 100~200m 간격으로 **비상 대피 통로(피난구)**가 설치되어 있으며, 비상 방송이나 사이렌이 울릴 경우 즉시 통로를 통해 대피해야 합니다. 차량을 떠날 때는 **열쇠를 차량에 꽂아두고, 창문을 약간 열어놓은 상태로 탈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는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차량의 위치 확인과 내부 확인, 화재 진압 등에 도움이 되며, 문을 강제로 열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화재 발생 시에는 절대 차량 안에 머무르지 말고, **연기를 거슬러 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터널 화재로 인한 사망 원인은 화염보다 ‘질식’이므로, 연기 방향과 반대쪽으로 신속히 대피하고, 입과 코를 옷이나 마스크로 막아 유해가스 흡입을 줄여야 합니다. 또한, 사고로 인해 차가 정지했을 경우 **내리지 말고 비상방송을 듣고 지시에 따르며**, 라디오를 통해 531kHz나 95.1MHz 등 터널 전용 긴급 방송을 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방송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참고하며, 대피 유도요원이나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터널 내에서 정체가 길어질 경우에도 시동을 켜둔 상태로 오랜 시간 대기하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창문을 살짝 열어 공기를 환기시키거나, 주기적으로 내기/외기 전환 모드를 조절해 차량 내부 공기를 순환시켜야 합니다.
터널은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는 구조물이지만, 그 위험성은 과소평가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한 터널 운전을 위해서는 진입 전 점검, 내부 주행 시 주의사항, 돌발 상황 대처법까지 종합적으로 준비해야 하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차분하고 정확한 판단이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터널을 단순한 통과 구간이 아닌 ‘주의 구간’으로 인식하고, 매번 안전수칙을 점검해보세요. 여러분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